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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는 꽤 오래된 애니메이션이다. 하레는 맑다, 구우는 흐리다를 의미하고 두명을 주인공으로 하는 정글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매우 엽기스런 만화라고 사람들은 인식하지만, 사실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심오한 만화이다.

정글에서 엄마랑 함께 지내는 하레는 엄마로부터 바나나를 따오라는 심부름을 하다가 정글에서 괴생명체를 만나 정신을 잃게 된다. 눈을 떠보니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레는 구우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함께 지내게 된다.

 

 

구우는 무표정한 표정과 독설 그리고 생물들을 삼켜버리는 이형의 존재였다. 손이 잘려도 다시 자라고 몸과 얼굴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구우가 삼킨 생물들은 소화되지 않고 그녀의 뱃속에 있는 또 다른 세계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는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까지 살고 있다. 하레는 이런 구우를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이런 아이”구나라고 인식하고 맑음과 흐림이 반복되는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정글 친구들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하면서 살지 고민이 많았다. 하레도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아래처럼 얘기한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살아오면서 이번에 가장 열심히 생각했다.

공부가 싫지는 않기에 대학에 가고 싶다는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난 아직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서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찾아보려고 한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무언가가 되었을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그 은혜를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를 들은 구우는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고, 어느날 하레에게 말한다.

“하레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되면 좋겠다.”

 

그날밤 하레는 구우가 태어난 고향에서 구우를 만나게 된다. 거기서 구우는 평소와 많이 달랐고, 이해할 . 수 없는 얘기를 했다.

 

“언젠가 실제 이 장소에 하레를 데려오려고 했어. 만일 온다면 하레는 왕복이 아닌 편도가 될거야.

하레를 데려가면, 하레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전부 사라지고 말거야. 그건 피해야겠지.

단순히 뭐, 흥미가 생긴거야.

하레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건가하는…”

 

구우는 하레를 자신의 고향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정도 들고 미래에 대한 하레의 가능성을 지워버리고 싶지 않아서… 하레가 미래에 어떤 삶을 살지, 인간이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든거다.

 

구우의 꿈속에서 하레는 그녀의 고향이 “쓸쓸하다”고 느낀다. 그녀의 세계속의 존재들은 자신이 겪었거나 만지고 기억하는 것인데, 하레를 만나기 전까지 쓸쓸한 곳에서 외롭게 지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구우가 온갖 생물들을 삼켜서 뱃속에 활발한 세계를 만든 이유를 알게 해준다. 구우는 외로웠기에 온갖 생물들을 삼키면서 자신을 위로했던거다.

 

그리고 하레는 눈을뜨게되고 구우를 찾지만,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하레외에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구우를 기억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서 하레는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었다.

 

어느날 하레의 딸이 자신과 있을때만, 구우의 표정과 말투가 나오는 것을 보고. 구우가 자신의 딸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만화는 끝난다.

 

 

정글의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러나 유쾌하고 시원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구우는 하레를 괴롭히고 장난감 취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레를 고향으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을 접을 정도로 좋아하게 된다. 하레의 딸로 다시 태어날 정도로…

 

작가는 구우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로 창작했다고 말한다. 구우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었을까?

 

아무생각없이 볼 수 있지만, 심오함이 있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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