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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날처럼 단조로운 주말을 보내려고 밖에 나왔다. 식사를 하고 커피숍에서 학교 과제와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전화가 왔다. 이슈가 발생한 것이다. 그것도 매우 문제가 큰...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집에서 문제를 해결할 거예요? 아니면 사무실로 나올 거예요?"

 

"사무실로 갈게요."

 

"그럼, 저도 사무실로 갈게요."

 

상황이 급박했기에 택시를 불렀다.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혔고, 택시 안에서 기사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이 시간에 사무실 가는 거예요?"

 

"네, 문제가 생겨서 가서 풀어야 해요."

 

"먹고살기 힘들죠? 저도 한창 일할 땐 그랬어요. 지금은 그 시간으로 인해 여유가 있는 거예요."

 

"기사님도 젊을 적에는 많이 바쁘셨나 봐요."

 

"바빴죠. 지금은 농장도 있고, 여유 있어요.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큰 걱정은 없어요. 손님도 그렇게 될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응원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사람들은 잘 몰라요. 지금 서있는 곳에서 저 앞에 10미터 지점을 타깃으로 총을 맞춘다고 했을 때, 1도만 틀어져도 크게 영향은 없어 보이죠?"

 

"네"

 

"그런데, 1년, 5년, 10년이 지나면... 그 1도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게 돼요. 나중에는 그 갭을 메꿀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게 된답니다. 손님이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 게 나중에 큰 보상으로 돌아올 거예요."

 

"철학자 같으세요. 네 저도 이런 생각들을 평소에 많이 해요."

 

"뉴턴을 예로 들어볼까요? 만유인력의 법칙을 뉴턴이 발견했잖아요. 사실 사과를 예시로 들은 거지 빗방울만 봐도 알 수 있는 거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 혹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내리는 것을 봤을 텐데... 결국 뉴턴이 발견하게 된 거죠."

 

"네"

 

"어떤 현상을 보더라도 관심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이해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고 살아가다 보면 산은 항상 나와요. 그런 산들을 넘으면서 잘하게 되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손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우리가 생긴 것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통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랑 비슷한 생각도 많고 그래서 많은 얘기를 하는 거 같아요."

 

정말 그랬다. 나이차이는 꽤 나지만, 기사님 하고 생각이 통하는 것이 많았다. 신기하게도...

 

"얼마 전, 친구가 3차까지 술을 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여러 명이서 3차까지 얻어먹었단 말이죠. 나는 1차까지만 먹고 집에 왔지만... 그리고 그 친구가 다음날 하늘나라로 갔어요."

 

"안타깝네요."

 

"상갓집에서 친구들끼리 부주를 얼마 할 것인지 서로 얘기를 하더군요. 5만 원을 할 거냐, 3만 원을 할 거냐. 그걸 보면서 저는 생각했죠. 주변에 지인들이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술을 실컷 얻어먹었으면서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그러게요. 쇼펜하우어가 그랬어요. 인생은 혼자라고..."

 

"그렇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예요."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외로 사무실에는 여러 명이 나와있었고, 각자가 자신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원인을 분석하고 있었다.

 

그리고 약 2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해당 문제는 해결되었다.

 

주말임에도 챗방에 오가는 대화를 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근을 했던 것이다.

 

다행이다. 그리고 고맙다. 다음 달에 맘 편히 한국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가 해결된 후, 경영진분들께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가 신이 아니기에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 인지 후 담당자들이 출근해서 빠른 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오늘처럼 빠른 대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블라인드에 우리를 저격했던 글은 어느새 삭제되고 없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기분이 나빠서 글을 썼겠지만,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가라앉았나 보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택시 기사님의 말씀처럼 미래의 우리는 잘 성장해있길...

 

 

2024.07.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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