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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는 항상 회사에서 “수다쟁이 현아"로 불렸다. 입사 초기부터 그녀의 입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회의 시간, 심지어 퇴근 후에도 대화방은 현아의 메시지로 가득 찼다. 그녀의 웃음소리와 활기찬 대화는 회사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현아는 더 큰 도전을 위해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로 결심했다. 새 회사는 보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분위기였고, 현아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용히 자신을 낮추기로 했다.

 

첫 출근 날, 현아는 입을 꽉 다물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현아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회의 시간에는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점심시간에는 혼자 조용히 밥을 먹었다. 동료들은 그런 현아를 자기들과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현아씨도 우리과구나. 그래서 여길 들어올 수 있었구나.”

 

이런 변화를 가장 크게 느낀 사람은 그녀 자신이었다. 말수가 줄어든 만큼, 더 많이 듣게 되었다. 동료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게 되었고,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는 대화를 주도하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듣는 쪽이 되었다.

 

말을 할 수 없었기에, 팀장이 준 멘솔 사탕을 하루에 한통씩 먹게 되었다. 그래야 답답한 속이 풀렸다.

 

그러던 어느날 팀장이 현아에게 다가왔다.

 

“현아씨, 많이 조용하네요? 혹시, 담배 있어요?”

 

현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태어날때부터 조용했어요. 그리고 담배는 끊었어요. 죄송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끊는 건데…”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 팀에는 현아씨 같은 조용한 사람이 필요해요. 그러나 너무 조용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말에 그녀는 멘솔 사탕을 입에 털어 넣었다.

 

“담배를 다시 펴야 하나…  저 시키는 하나도 모르네.”

 

퇴근 시간이 지나 회사를 나오면서, 터벅터벅 걸었다. 그녀의 마음도 모르고 하늘은 무척 맑았다.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다음 날, 회사에 오니 동료들이 수군수군 거리고 있었다.

 

동료들이 “수다쟁이 현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현아 씨가 그렇게 말이 많았다면서요?” 한 동료가 물었다.

 

“그래, 저번 회사에서는 그녀가 입을 다물지 않았다고 들었어.” 다른 동료가 대답했다.

 

현아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팀장이 나타나 현아에게 다가왔다.

 

“현아 씨, 우리랑 같이 앉아요. 왜 혼자 떨어져 있어요?”

 

현아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내 강아지가 어제 TV를 켜고는 채널을 계속 돌리더라고요.” 

 

“내 고양이는 그보다 더해요.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서 메시지를 보냈다니까요.” 다른 동료가 맞장구쳤다.

현아는 그 이야기를 듣다가 참을 수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요? 제 강아지는 택배 상자를 열어서 내가 주문한 물건을 확인하던데요?”

 

모두들 깔깔대며 웃었다.

 

현아는 의아했다.

 

(이런 유머가 먹히는 거야? 내가 변화해야 하는 거야?)

 

이렇게 사람들과 적응을 하면서 지낸 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어느 날 출근을 하는데, 몸에 이상한 변화를 느꼈다. 어지러웠다. 급하게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정상입니다.”

 

“그런데, 왜 제 몸이 이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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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광고 후에 쓰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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