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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여행을 가고 싶다. 지금처럼 하루하루 해야 할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여행 가는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가는 것은 여행이라기보다는 학업으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설렘이 크지 않다.

 

일상에 찌든 사람에게는 여행은 엄청난 가치이다. 힘든 상황도 이것만 끝나면 어딜 갈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버틴 적도 많았다. 지금은 설레지 않지만, 당일날은 설레는 마음으로 만들어야겠지.

 

단톡방에는 벌써부터 난리다.

해당 지역의 주옥같은 팁들을 서로 공유하고, 날씨가 어떻다느니, 어디가 맛집이더라, 교통은 어떻게 해야 한다등등 많은 정보들이 오고 간다.

 

단톡방을 확인하고 나면, 참 부지런하구나. 혹은 여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뭐, 학업이긴 하지만 주말에는 쉬니깐., 가볼 수 있는 곳은 가보겠지.

 

여기저기서 어디를 가야 한다고 얘기들이 나오지만, 나의 여행 스타일하고는 맞지 않는다. 나는 매우 짧게 많은 곳을 다니는 걸 즐기지 않는다. 어딜 가도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이 좋다. 여러 곳을 볼 에너지도 없다. 그냥 내 숙소 주변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자주 가는 단골집을 만들고., 점차 영역을 확장해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인터넷에 나오는 명소 이런 것보다 내가 느끼기에 좋았던 장소가 생긴다. 그리고 그 장소는 공유되지 않는다. 나의 추억 속에 남는 것이다.

 

그냥 현지인의 평범한 일상에서 생활하는 여행이 좋다. 목적지가 없이 걷는 것도 좋다. 그러다 보면 무언가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적한 공원을 거닐었다. 그러다가 지쳐서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풍경을 보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강아지가 내쪽으로 막 뛰어오더니 나에게 점프를 하면서 내 볼을 혀로 할짝거리고 지나갔다. 강아지 주인은 나에게 오더니 괜찮냐고 강아지가 볼을 핥았다며 손수건을 주었었다.

 

그러면서 안 되는 영어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모르는 정보도 얻고 그렇게 지냈던 기억이 있다. 만약 내가 바삐 구경하려고 여기저기를 짧게 다녔다면,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번에 가게 되면 시선이 가는 곳의 분위기를 관찰할 생각이다. 그리고 좋은 곳을 발견하면 저장하고 다시 와야지라고 되뇌어야겠다.

 

2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거기에 살아보는 상상을 하면서 지내볼 것이다. 낯선 곳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느꼈던 감정.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기록에 담을 것이다.

 

그러니, 날 내버려 둬요. 몰려다니는 거 안 좋아합니다. 중국인임?

 

-2024.07.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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