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조각글 - 🏊🏻‍♂️헤엄
현아는 집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집 안은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봉숙이, 너 설마…” 봉숙이가 머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미안…” 현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집을 이렇게 만든 것이 용서된다는 건 아니야.” 봉숙이가 꼬리를 흔들며 진공청소기를 가져왔다. 현아는 신기했다. “아니, 그걸로 어떻게 치우려고?” “몰라, 너가 항상 이거 쓰던데?” 현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청소를 시작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홍박사가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김치 국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현아,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난…”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봉숙이가 달려와 홍박사의 다리를 물었다. “아악!” 홍박사가 비명을 질렀다. 봉숙..
LIFE/조각글 - 🏊🏻‍♂️헤엄
봉숙이는 현아의 강아지이다. 냉장고에 보관한 해독제를 먹고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것 같았다. 인간의 말을 단어만 내뱉을 수 있게 되었다. “현아?” 현아는 깜짝 놀랐다. 멍소리만 했던 봉숙이가 인간의 말을 한 것이다. “너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어?” “그래" “너 해독제는 왜 먹은 거야? 어쩌려고 먹었어?” 봉숙이가 현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맨날…, 혼자…. 먹어” “안 되겠다. 나랑 같이 홍박사님에게 가자.” 현아는 봉숙이를 데리고 홍박사님에게 찾아갔다. “홍박사님, 그 해독제를 먹고 봉숙이가 말을 해요.” 홍박사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했다. “사실, 그 약은 사람을 어눌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봉숙이가 먹고 나서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것 같아요.” “치료제는 없는 건가요?” 순간, 봉..
LIFE - 하정e
어리바리 멍청해도 용서되었던 신입사원 시절이 얼마 지나지 않은 거 같은데 벌써 회사에서는 소위 허리급 연차로 불리는 5년 차 개발자가 되었고, 신입사원 티는 벗어나 윗 사람 입장에서는 가르칠 게 적어지고, 어떤 일을 시켜도 곧잘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말 그대로 허리급 연차가 된 것이다.  최근의 나는 여러 요인에 의하여 이직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직이라는 선택에 의해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부푼 기대와는 달리, 다소 경직된 분위기의 집단에 속하게 되었고 그렇게 굴러온 돌 살아남기 시리즈라 불리는 나의 이직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첫 회사는 다소 워라벨이 보장된 팀원들 간의 결합도가 낮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작은 회사였고, 두 번째 회사는 일이 많아 힘들었지만 나의 경쟁력을 높이기..
LIFE/조각글 - 🏊🏻‍♂️헤엄
“현아 씨, 저는 완전히 변이 된 흡혈귀가 아니에요. 저도 과거에 멘솔 사탕의 영향을 받았지만, 해독제를 통해 그 영향을 억제하고 있죠. 제 눈이 붉지 않고 송곳니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에요.” “해독제라고요?” 현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도 그 해독제를 먹을 수 있는 건가요?”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해독제는 완전한 치료제가 아니에요. 일시적으로 증상을 억제할 뿐이죠. 성보 제약에서 개발 중인 해독제가 완성되면 그때 완전히 치료될 수 있을 겁니다.” 현아는 놀랐다. “성보 제약을 어떻게 알고 계시죠?” 팀장은 남은 혈액을 마시고, 컵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턱을 받치고 지그시 현아를 바라보았다. “현아 씨가 성보 제약 연구팀의 멤버로 참여하게 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해..
LIFE/일상 - 🏊🏻‍♂️헤엄
곧 한국을 떠나기에., 철야를 하지 않았던 뮤즈가 철야를 하길래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본인이 해오던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맡았기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철야를 하는 것 같다.그래서 Cheer-up을 해주고 싶었다. 일하는 주변에 이런 가게가 있는지를 몰랐다. 사무실에 있을 때에는 시켜 먹거나 거의 대부분 컵반을 먹었던 탓이겠지.십원집에 방문하여 "파가 올라가 있는 고기"와 맥주를 주문했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술 잘 마셔요?" "네, 소주 한 병은 마셔요." 좀 놀랐다. 맥주 한잔에 뻗을 것 같았는데., 소주 한병은 마신단다. 영화에 대한 얘기를 했다. 나의 경우에는 일 년에 한 번은 다시 보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이다..
LIFE/조각글 - 🏊🏻‍♂️헤엄
“어떤 증상을 느끼시죠?” 의사가 차분한 말투로 얘기했다. “이가 가려워요. 그리고 자라나는 거 같아요.” “아… 해보세요.” 현아는 입을 크게 벌렸다.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지금 왼쪽에 있는 이랑 오른쪽에 있는 이의 높이가 달라요. 환자 말씀대로 자라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아니, 제가 이 나이에 이가 자란다고요?” 혹시 뭔가 이상한 것을 먹거나 그러지 않았나요? 현아는 곰곰히 생각했다. 다이어트 중이었기에 매일 먹던 음식을 먹었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러다 멘솔 사탕 생각이 났다. 달라진 것은 멘솔 사탕을 먹었던 것뿐이었다. 의사에게 설명을 하니, 의사가 멘솔 사탕을 가지고 있냐고 물어보고는 성분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멘솔 사탕을 의사에게 넘겨준 후, 집으로 돌아왔다. ..
LIFE/조각글 - 🏊🏻‍♂️헤엄
현아는 항상 회사에서 “수다쟁이 현아"로 불렸다. 입사 초기부터 그녀의 입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회의 시간, 심지어 퇴근 후에도 대화방은 현아의 메시지로 가득 찼다. 그녀의 웃음소리와 활기찬 대화는 회사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현아는 더 큰 도전을 위해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로 결심했다. 새 회사는 보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분위기였고, 현아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용히 자신을 낮추기로 했다. 첫 출근 날, 현아는 입을 꽉 다물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현아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회의 시간에는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점심시간에는 혼자 조용히 밥을 먹었다. 동료들은 그런 현아를 자기들과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현..
LIFE/일상 - 🏊🏻‍♂️헤엄
얼마 전 이직 한 동료의 이야기이다. 인스타로 대화를 했는데., "쏴라 있소?" "여기서 실어증 걸려서 있어요. 말이 왜 이렇게 없는 편이냐고 물어서 그렇게 태어났다고 하긴 했어요." "과묵하죠." "네, 몸도 묵직하고..." "처음엔 입이 없는 줄 알았어요. 밥은 어디로 먹나? 했죠." "글을 자주 좀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무실에서 그거만 보고 있어요." "많이 써야겠네요. 이런 팬이 있다니 영광입니다." "여기 사내망에서는 아무것도 안되고 유일하게 블로그만 읽을 수 있어서 저에게는 그게 무한도전입니다." "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 힘드신 거 아는데, 글 좀 자주 써주시고, 다른 건 필요 없어요. 업로드 좀 활발하게... 지어서라도 부탁드릴게요. 저 그거 없음 시간 안 가서" "아놔 ㅋㅋㅋㅋㅋ..
LIFE/일상 - 🏊🏻‍♂️헤엄
해외를 가기 전 한국 미용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미용실에 방문했다. 디자이너 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보니 "열펌"을 해보라고 말씀을 하신다. "머릿결이 좀 상했어요. 클리닉이랑 열펌을 하는 걸 추천드려요."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열펌은 뭐가 달라요?" "일반펌은 약을 바르고, 웨이브가 형성되면 중화제를 사용하여 고정하는 방식이에요." "열펌은요?" "약을 먼저 바르고, 수분기를 이용해서 열을 가해 스타일을 연출해요. 일반펌은 모발이 젖어 있을 때 컬의 탄력이 좋아진다면, 열펌은 완전히 건조되었을 때 탄력이 좋아지는 차이가 있어요." "제가 뭘 알겠어요. 어디 한번 해보세요." "일반펌보다는 비싸요. Blah... Blah... 그리고 클리닉도 해야 해요." (아마, 내게 남겨진 금액을 다 소진..
LIFE - 🏊🏻‍♂️헤엄
나는 늘 여행을 가고 싶다. 지금처럼 하루하루 해야 할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여행 가는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가는 것은 여행이라기보다는 학업으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설렘이 크지 않다. 일상에 찌든 사람에게는 여행은 엄청난 가치이다. 힘든 상황도 이것만 끝나면 어딜 갈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버틴 적도 많았다. 지금은 설레지 않지만, 당일날은 설레는 마음으로 만들어야겠지. 단톡방에는 벌써부터 난리다.해당 지역의 주옥같은 팁들을 서로 공유하고, 날씨가 어떻다느니, 어디가 맛집이더라, 교통은 어떻게 해야 한다등등 많은 정보들이 오고 간다. 단톡방을 확인하고 나면, 참 부지런하구나. 혹은 여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뭐, 학업이긴 하..